《시선의 중첩(Chiasma)》 : 여섯 개의 시선이 머무는 자리
각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여섯 명의 예술가가 만났습니다.
서로 다른 아티스트들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흐름을 이루는 전시**‘Artisan:結(결)’**의 첫 번째 문을 엽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고유한 ‘결’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모진 풍파를 견뎌낸 나무가 제 몸에 단단한 나이테를 새기듯, 예술가의 작업 또한 시간과 사유 또한 겹겹이 층을 이루며 비로소 하나의 결로 완성됩니다. 이번 전시는 그 섬세하고도 단단한 여섯 개의 결이 한 공간에서 만나, 서로를 투영하고 공명하는 찰나의 순간을 기록합니다.
팀명인 **‘Artisan:結(결)’**은 본질에 집중하는 예술가(Artisan)와, 사물의 바탕이며 삶의 흐름을 뜻하는 우리말 ‘결’의 조화를 의미합니다. 이는 예술이 지닌 본연을 탐구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시선의 중첩(Chiasma)-
Chiasma는 해부학적으로 '교차'를 뜻하지만, 철학적으로는 '주체와 객체의 얽힘'을 의미합니다. 또한 시선들이 만나 섞이는 지점의 은유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전시장에 펼쳐진 여섯 갈래의 시선은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존재합니다.
Arshi지의 깊은 숨결 위로 흐르는 패턴의 대비에서 Acrylic의 강렬한 색채가 빚어낸 현대적 물성, 수채화가 머금은 잔잔한 번짐의 미학, 색연필의 섬세힌 필치, 그리고 Oil과 흙이 전달하는 편안함까지... 결들은 잔잔한 윤슬처럼 평온한 위로를 건네거나 거친 폭풍처럼 생동하는 생명력을 발산합니다. 이 시선들은 층층이 포개어져(Superposition), 인상적인 울림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이곳에서 마주하는 결들은 정답을 드리지 않습니다. 그저 작품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며, 분주한 일상 속에 잠시 잊고 지냈던 ‘나만의 내면의 결’을 고요히 마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섯 명의 아티즌이 빚어낸 이 흐름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따뜻한 잔상으로 남기를 소망합니다.
2025년 12월 Artisan:結(결) 작가 일동